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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호] 출생률 제로 시대, 우리의 선택은? - 이세규(도시계획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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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9-11-21 16:50

[제2호] 출생률 제로 시대, 우리의 선택은? - 이세규(도시계획학과 교수)

출생률 제로 시대, 우리의 선택은?

도시계획학과 이세규 교수

 

  2019년 2분기, 우리나라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이 0.91명으로 집계 되었다. 낮은 출생률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의 빠른 출산율 감소와 0%대 진입은 매우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0%대를 기록했고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다. 정부는 2006년부터 인구감소와 출산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신생아 수 감소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 보다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다시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인구감소는 국가의 유지와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다. 당장 올해 들어 입학상담을 하려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어 학령인구의 급감과 출생률 감소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은 여러 사회분야와 연결되었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심각성이 사회전반에 걸쳐 나타날 우려가 크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심각함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젊은 여성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는 또 다른 여성 차별적 시각일 뿐이다.

 

  그동안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2006년부터 약 1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출생률은 작년부터 0%대로 떨어져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출산장려금 제도만으로 신생아 수 감소라는 거대한 파도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므로 저출산 현상은 출산과 양육에 대한 여성 차별적 관념이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똬리를 틀고 있는 사회문제로 보고 대응하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요즘 젊은 세대는 왜 더 이상 출산을 원하지 않을까?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사회가 많이 발전했음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어렵고 힘든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더욱이 출산은 여성에게 취업과 사회활동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삶의 장벽’이 되고 있다. 게다가 출산과 양육 이후, 많은 여성들은 경력단절자로 사회적 낙인이 찍혀 정상적인 사회 복귀도 매우 어렵다. 이렇듯 가시적인 차별이 고스란히 여성의 몫으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저출산의 위기와 여성의 사회적인 어려움을 범사회적인 차원에서 함께 공감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저출산 위기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선택과 변화는 무엇이 있는가?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에서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의 극적인 선택을 통해 대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도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우선 사회구성원 모두가 여성문제와 출산정책을 논의하는 포용력 있는 대화의 장(場)을 제도화해야 한다. 이로써 여성을 동등한 사회의 주체로 인식하는 문화를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는 동시에,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 가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출산휴가와 육아지원이 우리사회에서 안정된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해 섬세하게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출산 이후 여성들이 직장과 사회로 복귀할 때, 취업과 승진에서 충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출산과 양육 가산점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이는 매우 파격적이긴 하지만 사회의 편견을 불식시키고 여성의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고려해봄직 하다. 이를 통해 여성들이 맘 놓고 출산과 양육을 선택할 수 있으며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언제든지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런 정책과 제도의 효과는 국내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초등학교 교육공무원에게서 나타나는 높은 출산율이 그것인데 이것은 여성을 위한 포용력 있는 제도와 정책의 실효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된다.

 

  출생률 제로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전환과 효과적인 출산장려정책에 대한 새로운 선택과 변화가 절실한 때이다. 그러자면 저출산이 몰고 올 사회적 위기에 대한 범사회적 공감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2019.